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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스크랩] [월봉사백일장] 최우수상 수상작

 


 

 

세상은 오늘도 변함없이 마치 아무일도 없던것처럼 흘러간다.
누구나 이변이 없는 한 부모가 먼저 떠나시지만,
세상의 모든 자식들은 자신의 부모님은 천년만년 사실줄 알고 있다.
떠나신 자리에서는 한없는 회한이 남는것을 예전엔 왜 몰랐을까?


먼저 가신 부모님에대한 애틋한 그리움은 날이갈수록 더해만 간다.
살아계실 때 잘 하는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두분 다 안계신
지금에사 깨닳으니 어찌 어리석은 인간이라 하지않으랴!

나름대로는 잘~ 해보려했었는데...지금은 후회만이 남아 있다.
지금도 누군가가 소리내어 아버지란 단어를 말할때면
눈가를 적시게하는 이름이다.

내게 약속된 시간이 다하는날

어쩌면 아버질 다시 만날 수가 있을까?

 

아버지 가신지 강산이 변한다는 십년과 두해째의 가을을 맞는다.
사람은 어차피 망각의 동물이라고
남들은 잘도 잊고 살아가던데
우리 자매는 어찌하여 가신분들 그리는 마음이
세월 갈수록 더욱 또렷해지는지...
아버지란 이름과 어머니란 이름은 남은 자식들에게 늘 그렇게
가슴아린 대상으로 남는가보다.

2002년 겨울 어머니 사후에 나는 한장의 메모를 발견했다.


"임종시에 선제왕아
쌍불상을 모셔다가
천죄만죄 지은죄를
일시에다 소멸하소"라는 귀절이 쓰여있는 메모...


외가는 아주 깊은 불심으로 사찰이 있었을 정도였는데,
어머니는 어린 시절부터 부처님께 귀의하고
82년 평생을 착하게 사셨던 분인데

무슨 죄가 천가지 만가지나 될까?

 

부모님이 함께 계시지 않은 지금 앞으로 살아갈 삶이

아무리 힘든들 힘겹다 마음 다치지 않고 열심히 사는것만이
이렇게 키워주신 부모님에 대한 보답이 되리라 생각한다.

 

세상은 온통 경제 불황을 외치고 사람들은 저마다
살아 낼 일을 걱정하는데 내 남없이 어렵던 그 시절
일곱 남매를 대학교육까지 어떻게 시키셨을까 생각해본다.

 

베란다의 국화 화분에서 아주 짙은 향이

주위를 맴돌고 있는 계절 가을...
이제 날이 점점 추워지고 마음까지 황량해지는

추운 겨울이 다가온다.
나보다 힘든 사람들에게 마음으로나마 따뜻한 사랑을 베푸는것이

바로 불심깊던 어머니의 가르침대로 사는것이리라.
거리에서 구걸하는 걸인에게 몇푼의 돈을 건네는것이
나눔이 될 수는 없겠지...

조석으로 독경하며 베품과 나눔을 실천하신 어머니처럼 나도
주사바늘 없는 말년을 맞고 싶은것이 소망이다.

 

"어버이 살아신제 섬기기란 다하여라"라는 가르침대로

무언가 해보려는 바로 그 때에 우리들의 부모님은

이미 가버리고 안계시는것...

천지가 있어 만물이 있고 부모님이 계셔서 내가있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잘 알고 있으면서 남편의 아버지이면

내 아버지와 마찬가지인데 나는
친정부모와 시집의 부모를 차별하는 나쁜 습관이있다.


그러나 내게는 아직 생존하신 아버님이 한분 계시다.
반드시 피를 나눈 부모만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인연따라 만난
남편의 부모도 친부모나 마찬가지로 소중한 관계인데

시아버님은 주 3회씩 반드시 혈액투석을 해야 사실 수 있는

만성 신부전의 중증 환자이다.


조금이라도 그분의 입장에서 헤아려드리는 것이 효의 실천인데
한분 남으신 시어른께 지금보다 조금 더 보살펴드리는 바로

그것이 현재의 내게있어 효의 근본이 될것이다.

 

자비로우신 부처님의 가피력으로 병마에 신음하며 고통받으시는
시아버님이 편안한 여생을 보내실 수 있으면 참 좋겠다.
나무 아미타불...관세음보살.

출처 : [월봉사백일장] 최우수상 수상작
글쓴이 : 바두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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