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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스크랩] 예감

  
    예감
                   김 종 제 
꽃 피었으니 
지는 것을 
마땅히 알았어야지 
소나기 내리는 마당의 
어지럽게 젖어있는 정원만 
여태 바라보고 있었구나 
날 밝았으니 
저무는 것을 진즉 알았어야지 
달도 별도 없는 
먹구름 낀 어두운 하늘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구나 
그렇게 쉽게 
잊혀질 줄 알았지만 
다시 피는 꽃이 
네 얼굴 같은 줄로만 알았지 
그렇게 가볍게 사라질 줄 
이미 예감했지만 
다시 뜨는 해가 
내 얼굴 닮은 줄로만 알았지 
가고 온 것도 없는데 
아직도 문 밖에서 
누군가 
저렇게 서성거리는구나 
사랑한 적도 없는데 
미워할 수야 있겠느냐고 
이제 오늘은 
꽃 피지 말라고 해라 
이제 오늘은 
해 뜨지 말라고 해라 
내일은 내 무덤 파놓고 
이제 죽은 듯이 살라고 해라 
출처 : 예감
글쓴이 : 구석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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