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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생활정보

무좀퇴치 최소 6주필요..


피부, 가렵지 않아도… 겉은 멀쩡해도… 무좀 퇴치, 최소 6주 필요


여름철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이상하게도 앞사람의 발뒤꿈치에 시선이 갑니다. 삶은 달걀처럼 반질거리는 아가씨의 뒤꿈치, 나무 등걸처럼 갈라진 아주머니의 뒤꿈치, 때가 꼬질꼬질한 아이의 뒤꿈치. 이렇게 뒤꿈치만 봐도 그 사람의 나이와 성향이 대충 드러납니다.

발은 우리 몸의 가장 낮은 곳에서 고생하기 때문에 쉽게 상처 받고 무좀이 생기기도 합니다. 특히 여름이 되면 발 때문에 진료실이 분주해집니다. 대부분 무좀 때문에 속상해 하는 분들이지요. 무좀을 아저씨의 상징이라고 여겼던 여성들은 자신의 발에 생긴 무좀을 보고 당황 합니다. 그래서 상담할 때 “내가 무슨 아저씨도 아니고 왜 무좀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하죠. 그런데 무좀은 여자들에게도 흔히 나타나는 질병입니다. 특히 습하고 더운 날씨를 좋아하는 무좀균이 활동하기에 여름은 최고의 계절이지요. 무좀 때문에 병원을 찾은 한 여성은 “발가락 양말을 신고 외출할 수도 없고, 샌들을 신자니 무좀이 마음에 걸린다”고 속상해 했습니다. 무좀은 어떻게 치료하면 될까요?

무좀을 일으키는 곰팡이는 피부의 가장 바깥 부분인 각질층에서 살아갑니다. 특히 발가락 사이는 곰팡이가 가장 좋아하는 환경이죠. 흔히 무좀은 심하게 가렵다고 알려져 있지만 가렵지 않은 무좀도 있습니다. 문제는 가렵지 않으니까 무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무좀을 방치하면 2차 세균 감염으로 물집이 생기거나 진물이 나고 붉은 발진이 생기면서 붓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가렵지 않다고 그냥 두지 말고 미리미리 치료해야 합니다.

무좀 환자들은 대부분 항진균제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항진균제를 사용하기 전에 급성염증이나 2차 감염이 있는지 확인하고 항생제와 항염증 연고로 먼저 치료해야 합니다. 특히 항염증 연고를 잘못 사용할 경우 오히려 무좀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항진균제 연고를 무좀이 생긴 부위에 바르면 일주일만 지나도 증세가 약화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때 “다 나은 것 같다”면서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곰팡이균은 여전히 피부 깊숙이 파고들어 재발할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최소 6주 정도는 꾸준히 발라야 합니다. 연고를 발라서 나아지지 않으면 의사의 처방을 받아 먹는 항진균제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환자들은 “무좀 약을 먹으면 간이 상한다고 하는데 먹어도 되느냐”고 묻습니다. 최근에는 간이 상하는 약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다만 약을 3개월 이상 복용할 예정일 경우 먼저 간 검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좀을 완치하려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예방의 중요성은 따로 강조하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무좀에서 자유로우려면 곰팡이균이 견딜 수 없는 조건을 만들어주세요. 발을 깨끗이 씻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리는 건 더 중요합니다. 발에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이라면 양말을 자주 갈아 신어야 합니다. 신발도 통풍이 잘 되는 걸로 신으세요.

: 김 연 진 | 이화여대 의대 졸업. 이지함피부과 공동원장 역임. 현재 대한피부과의사회 학술위원 및 대한피부미용 외과학회 이사, 퓨린피부과 원장

출처 : 위클리조선 2008.07.14